새에덴교회 담임 소강석 목사

“20대, 30대 그리고 40대에도 나무의 나이테처럼 나이는 나와 함께 했고 나를 안아주고 있었습니다. 나의 나이를 사랑해주며 나답게 나이 드는 법, 이른 나이도 늦은 나이도 없습니다.”

이는 전 KBS 9시 뉴스 앵커 신은경 교수님의 저서 ‘내 나이가 나를 안아 주었습니다’라는 책의 내용에 나오는 글입니다. 신은경 교수님은 1981년 KBS 8기 아나운서로 선발 되었는데 3개월 연수 후 곧바로 KBS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되어 12년 동안이나 9시 뉴스를 진행하였던 앵커 역사상 우리 국민들에게 불멸의 전설로 기억되고 있는 분입니다.

온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을 뿐만 아니라 아나운서를 꿈꾸던 모든 여자 후배들의 우상이 되었던 그녀도 이젠 인생의 하프 타임을 지나 회갑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회갑을 맞으며 쓴 책이 ‘내 나이가 나를 안아 주었습니다’(마음의 숲)이었습니다.

신은경 교수님께서 고영기 목사님을 통해서 이 책을 저에게 전달해 주셔서 비행기에서 읽었습니다. 그분은 현재 교회 권사인데 저도 몇 번 뵌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얼굴에 잔주름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젊음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찌 그 분이라고 해서 삶의 고통이 없었겠습니까? 화려한 앵커의 자리에서 물러나서 흙 묻은 금수저의 삶을 살아왔을 터이니 말입니다. 더구나 남편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에서 국회의원으로 나와 낙선의 쓴 잔을 마셨기에 권사님 역시 절망의 광야를 걷고 눈물을 강처럼 흘렸겠지요.

아니, 남모르는 절망의 강을 건너기도 했을 겁니다. 어쩌면 그녀의 가슴에도 상처가 돌처럼 박혀 있을지도 모르고 그 돌들 위로 차가운 폭풍이 불었던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권사님은 “내 나이가 나를 안아 주었습니다”라고 고백을 하였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 역시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저는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은수저도 아닌 흙수저로 태어났습니다. 나무로 말하면 못 생긴 나무로 태어난 것이죠. 게다가 제 삶의 광야에는 고난의 바람이 얼마나 모질게 불어 닥쳤는지 모릅니다. 겨울이면 못 생긴 나무 사이로 눈보라가 얼마나 많이 불어 닥쳤는지요. 돌이켜보면, 20대, 30대,40대 아니 50대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제 인생이 편안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친 광야 길을 걸어왔습니다. 항상 삶의 고난, 역경과 싸워야 했고 휴식은 뒤로하고 말갈기를 휘날리며 황야를 달리는 군마처럼 달리고 또 달려왔습니다.

어쩌면 저 살벌한 광장에서 검을 휘두르는 검투사처럼 살아오기도 했고요. 때로는 성경의 가치와 진리를 지키기 위해 격문을 쓰다가 격문으로도 부족하여 사자후를 토해내느라 성대 폴립 수술을 두 번이나 받아야 했지요. 그래서 벙어리가 되어야 했지만 하루에도 문자를 300여 통이나 날려대며 쉼 없이 사명의 삶을 처절하게 살아왔던 인생여정들...

그래도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제 나이가 저를 안아주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마치 소나무의 나이테가 자신의 몸을 따뜻하게 안아주듯이, 저의 나이가 저의 삶을 안아주고 또 안아주었습니다. 더구나 누군가에 의해 베임 당하지도 않고 이대로 서서 산을 지키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탄은 저를 쓰러뜨리려고 온갖 고난의 바람을 불게 하였습니다. 이리 저리 흔들어 보고, 때론 뿌리 채 뽑아 버리려고 하였지만 오히려 저는 더 굳건히 서 있습니다. 요즘은 사탄이 주위 사람들을 통해 저의 마음을 힘들게 하고 제 안에 상처의 가시를 넣어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나이가 저의 마음을 안아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어찌 제 나이만이 저를 안아 주겠습니까? 바로 주님께서 제 나이를 통해 저를 안아주고 위로하고 격려해 주셨던 것이죠.

담임목사를 향한 독점욕이나 때론 사일로 이펙트(부서이기주의) 등을 통해 사탄이 아무리 저의 마음을 힘들게 할지라도, 주님께서 제 나이를 통해 저를 안아주게 하고 위로를 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성경을 보더라도 그처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야곱과 요셉, 그리고 모세와 다윗 등도 주님께서 그들의 나이를 통해서 안아주고 위로해 주셨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들의 삶을 끝까지 지켜주셨던 것처럼, 주님께서 이제 막 인생의 하프 타임을 지나가고 있는 저에게도 그런 은혜를 주시고 계십니다. 이미 전에도 그런 은혜를 주셨던 주님께서 지금도 아니, 저의 인생의 마지막까지 그런 은혜를 주실 줄로 믿습니다.

지금껏 제 나이가 저를 안아 주었듯이 앞으로도 나이가 먹을수록 주님께서 제 인생이 더 무르익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도록 제 나이를 통해 더 그런 은혜를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아니, 저와 함께 대부분 인생의 하프타임을 살고 계실 우리교회 성도님들에게도 주님께서 여러분의 나이를 통해 여러분을 안아주시는 은혜를 경험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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