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중앙교회 김승자 목사

독일 최고의 극작가인 괴퇴는 "왕이건 농부이건 자신의 가정에 평화를 찾아낼 수 있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고 말했다.

옛날 어느 화가(畵家)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미술 도구를 챙겨들고 집을 나서 긴 여행을 시작했다. 어느 날 그는 막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신부는 수줍어하며 대답했다.

"사랑이지요. 사랑은 가난을 부유하게, 적은 것을 많게, 눈물도 달콤하게 만들지요. 사랑 없이는 아름다움도 없어요"

화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엔 목사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목사는 "믿음이지요. 하나님을 믿는 간절한 믿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습니다." 하고 말했다. 그는 목사의 말에도 수긍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름다운 무엇이 있을 것만 같았다. 때마침 지나가는 한 지친 병사에게 물었다. 그 병사는 "무엇보다도 평화가 가장 아름답고, 전쟁이 가장 추하지요." 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믿음과 사랑과 평화가 함께 있는 그림을 그리려면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할까? 화가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려 하였으나 좀처럼 그 대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가지고 있던 돈도 떨어져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고 차를 탈 수도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걸으며 몸도 마음도 지치고 그림도 한 장 그리지 못했다. 화가는 집 생각이 났다.

"그래 집으로 돌아가자. 돌아가서 푹 쉬자!"

화가는 집으로 향했고, 어두워질 무렵 집에 도착하였다. 초인종을 누르자, "누구세요"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와 함께, 아빠의 목소리를 듣자 일제히 "아빠다" 하고 아이들이 함성을 지르며 문을 열어주었다. 오랜만에 아빠의 모습을 보자 아이들은 껴안고 얼굴을 부비고 아빠에게 매달렸다. 아마도 저녁식사 시간인지 식탁 위에는 밥과 반찬이 차려져 있었다. 그 화가의 아내는 "이제 오세요? 시장하시죠? 어서 식탁으로 가서 앉으세요" 하고 반가운 미소로 남편인 화가를 맞아주었다. 화가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아! 나의 가정, 나의 아내, 나의 아이들, 바로 이 모습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구나."

화가는 그의 가족들을 그린 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들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곁에 있다. 우리는 전에는 잘 몰랐다. 왜 가정에 사랑과 믿음과 평화가 있어야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막연했다. 그러나 사랑과 믿음과 평화의 모든 힘은 가정에서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조금씩 알아간다. 때로 상처를 주고받고 갈등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눈 녹듯 사라지는 것은 가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다. 인류사회도 건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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