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중앙교회 김승자 목사

러시아의 시인 푸시킨은 많은 걸작을 남꼈다. 우리가 잘 아는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리니.../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항상 슬픈 것/모든 것은 일순간에 지나간다.../지나 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는 것이니... "

푸시킨은 너무나 유명한 러시아 국민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그는 모스크바 광장에서 한 소경 걸인을 만났다. 한 겨울인데 걸인은 얇은 누더기를 걸치고 떨고 있었다. 그는 광장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벌벌 떨고 있다가, 사람들의 발소리가 나면, "한푼 줍쇼, 얼어죽게 생겼습니다"고 ​하면서 구걸을 했다. 그의 모습은 가련했지만, 모스크바의 거리에는 이런 걸인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때문에 그에게 특별히 동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푸시킨"만은 줄곧 그를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그리고는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나 역시 가난한 형편이라, 그대에게 줄 돈은 없소. 대신 글씨 몇 자를 써서 주겠소. 그걸 몸에 붙이고 있으면 좋은 일이 있을거요." ​

푸시킨은 종이 한 장에 글씨를 써서 걸인 소경에게 주고 사라졌다, 며칠 후 "푸시킨"은 친구와 함께 다시 모스크바 광장에 나갔다. 그런데 그 소경 걸인은 어떻게 알았는지 불쑥 손을 내 밀어 푸시킨 다리를 붙잡았다.

"나리, 목소리 들으니, 몇 일전 저에게 글씨를 써준 분이 맞군요. 하나님이 도와서 이렇게 좋은 분을 만나게 해 주셨나 봅니다. 그 종이를 붙였더니 그 날부터 깡통에 많은 돈이 쌓여답니다“ 

이 말을 들은 푸시킨은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그 소경 걸인은 붙잡은 다리를 놓지 않고 물었다.

"나리, 그날 써준 내용이 도대체 무엇인지요?" ​

"별거 아닙니다. 겨울이 왔으니, 봄은 멀지 않으리라고 썼습니다“

사람들은 이 걸인을 보고 느꼈을 것이다. 지금은 비록 처참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이사람은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봄을 기다리는 이 사람은 도와줄 필요가 있다"라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면,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봄이 온다. 추운겨울 온갖 고난을 겪었기에 봄은 희망찬 것이다. 숨죽이고 있었던 삼라만상의 모든 생물들이 기지개를 편다. 소망이 흘러넘친다. 

푸시킨은 비록 우리 모두가 천하고 너절한 삶을 산다고 할지라도, 그런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미래의 기쁜 날을 향한 소망을 간직 할 것을 일깨워 주었다는 이야기다. 이제 2019년의 완연한 봄이 찾아 왔다. 봄은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소망을 가져다가 준다. 우리는 4월의 봄, 부활의 계절이 되게 하시고, 축복의 계절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