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삼일교회 담임 하태영 목사

“하나님이여 사슴이 시냇물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생존하시는 하나님을 갈망하나니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서 하나님 앞에 뵈올꼬(시 42:1-2): 하나님을 향한 목마름, 그것은 인간의 자기완성을 향한 치열한 내적 고투이기도 하다. 우리들 삶이 각양각색이듯, 저마다 겪는 시련과 고초 또한 각양각색이다. 그런 와중에 실오라기 같은 믿음의 끈이라도 붙잡고 있다면 하늘의 은총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우리에게 삶의 위기가 온다면, 그것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을 사모하지 않는 영혼의 고갈이 진짜 위기이다. 목마른 사슴처럼, 하나님을 갈망하는 영혼은 위기 가운데서도 새로운 활력과 희망을 얻는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이다(마 5:6): 팔복의 말씀 중에서 가장 강렬한 말씀이다. 하나님의 의를 인간의 원초적인 주리고 목마름과 관련시키고 있음을 주목한다. 사람은 주리고 목마름을 채우지 못하면 죽는다.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고 산 사람은 아무도 없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의를 사모하지 않고는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없다. 인간은 하나님의 의를 사모함으로써 비로소 살아 있는 생명일 수 있다.

“주리고 목마름”은 인간이 어떤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주리다” “목마르다”의 헬라어는 ‘그리워하다’ ‘애태우다’는 체언동사이다. 역설적으로 주리고 목마름으로 꽉 찬 상태,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정도로 배가 그득한 상태이다. 이렇게 하나님 그리움으로 가득하고,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기를 갈망하는 심령으로 배부른 사람은 복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은 보석처럼 빛나는 결실을 얻게 된다. 절망하지 않고 사는 용기와 힘을 얻게 된다. 하나님을 갈망하는 사람 치고 절망하는 사람 없다.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치르는 내적 고투는 한결 정제된 영혼으로 승화된다. 의에 주리고 목마름은 고통이나 불의가 없는 진공상태의 세상을 기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갈망으로 새로운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게 된다. 하나님 사모함으로 꽉 찬 인생, 그는 이미 천국백성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기독교라인(대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