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정서영 목사

9월 장로교 총회가 끝이 나고, 각 교단은 새로운 회기를 이끌어갈 임원진을 꾸리는 등 교단의 밝은 미래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한편으로는 우려와 걱정도 되지만, 기대와 설렘이 더 앞선다. 이 기세를 그대로 몰아 각 교단마다 새로운 임원들로 인해 부흥성장하고, 한국교회가 바로 서길 소망해 본다.

다만 새로운 임원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각 교단의 새로운 얼굴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다음 회기를 마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 솔직히 가을정기총회는 갖가지 산재된 안건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기 총회를 이끌어갈 임원선거에 무게중심이 더 쏠린 것도 사실이다. 경선이라도 붙으면 국회의원선거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저마다 총회를 위해 헌신하고, 불철주야 노력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표심을 부탁한다.

그런데 막상 치열한 경쟁을 뚫고 총대들의 선택을 받고 나서는, 스스로 내놓은 공약들은 온데간데없는 경우가 있다. 분명 자신은 “부족한 종이지만, 이렇게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취임사까지 전했으면서, 180도 달라진다. 총대들을 향해 낮게 숙인 고개는 어느덧 하늘을 향해 있다. 더 이상 부족한 종이 아닌, 총회에서 가장 강력한 권좌에 앉아 말 그대로 ‘높으신 분’이 되어 버린다.

분명한 것은 총대들은 그들이 잘나서, 혹은 그들의 능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임원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 궂은일이나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내일처럼 나서서 하라는 마음에서 그들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능력만 믿고, 총대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는 총대들의 순수한 마음에 대한 배신행위나 다름없다.

자신들이 교단을 대표하는 임원으로 선택을 받았으면, 이는 총대들의 선택에 앞서 하나님이 세워주신 일꾼들이다. 따라서 ‘부족한 종’이라는 초심을 잃지 말고, 자신의 개인적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직 교단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그저 총회장이란 직책의 명함만 들고 다니며 거만하면 안된다. 이는 본인 개인은 물론 총회까지 손가락질 당하게 만드는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각 교단의 새로운 임원들이 항상 겸손하고 자만하지 않고 성실하게 임하길 바란다.

동시에 각 임원들이 1년을 짧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1년 안에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길 바란다. 간혹 “1년 안에 뭘 할 수 있겠어”라며, 너무도 빨리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자신이 1년 안에 터를 잡아놓고, 다음 후임에게 넘겨도 된다. 한번 제대로 자리 잡은 사업들은 계속 사업으로 후임에게 넘어가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올해 드러나지 않지만, 언젠가는 드러날 수 있는 일들의 모판을 놓는 것도 좋다. 혹은 1년 안에 할 수 있는 거창하지 않지만, 산하 교회나 목회자, 성도들을 위한 일들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다. 미자립교회를 돕는 일이든지, 대사회적 행동에 나서는 일, 개교회의 부흥성장을 위한 토론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올해 새롭게 선출된 각 교단 모든 임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는 동시에, 하나님이 세워주신 일꾼으로서 본분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섬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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