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정서영 목사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경제가 끔찍할 만큼 곤두박질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에 따르면 지금도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앞으로 더 세계 경제가 하향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말 그대로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할 것 없이 모두가 대공황 이후 겪어보지 못한 재난과도 같은 경기침체를 맞닥뜨리게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대해선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게 대응을 잘했으며, 후속 조치 역시 칭찬을 받을 정도였으나, 추락하는 경제는 어찌 손 쓸 방도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실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소비가 촉진되지 않아서 기업들은 줄줄이 도산위기에 몰렸다. 코로나19의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소외된 이웃들의 한숨은 더욱 커져간다. 제대로 된 일자리는커녕, 시간제 아르바이트(알바)를 하기에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힘들고 어려운 일자리는 그나마 알바자리가 났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론 가장 빠르게 사라진 것이 이러한 일자리다. 정부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답답한 숨통을 조금은 트이게 해줬지만, 기약이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 혹자는 모두가 힘든 시기이기에 허리띠를 더 졸라매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들에게는 더 이상 졸라맬 허리가 남아나질 않았다. 눈물마저 메말라 버렸다. 그렇다고 어디에 하소연을 할 수도 없다. 그저 하루하루 일자리를 찾기 위해 자판을 두드릴 뿐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근로 소득자와 자산가 사이의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이른바 ‘코로나 디바이드’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세계의 몇몇 유명 인사들의 코로나19를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동영상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은 수영장이 딸린 집에서 여유롭게 태닝을 하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기에 초호화 럭셔리 집에서, 혹은 수천억원의 요트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반해 남미나 동남아시아의 어느 빈민가에서는 단칸방에 수많은 사람들이 엉켜 살면서 코로나 감염에 무방비 상태로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코로나에 걸렸어도 딱히 자가 격리를 할 집조차도 없다. 누군가는 마스크와 생필품 사재기를 하면서 코로나에 든든하게 대응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마스크를 살 돈이 아까워 새까맣게 변해버린 마스크를 쓰고 또 쓴다.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어도 치료비를 낼 수 없어 그냥 버티다가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코로나가 가져온 어두운 그림자다.

우리나라도 재택근무를 권고하지만, 일용직 근로자나 알바생, 소기업 등에게 재택근무는 말처럼 쉽지 않다. 이는 앞서 구로콜센터 코로나 감염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다. 남들은 재택근무라고 좋아 했지만, 그들은 거리두기도 지켜지지 않은 좁디좁은 공간에서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견뎌가며 연명해야 했다. 누가 이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있나. 그들은 그저 가족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던 것뿐이다. 개척교회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월세마저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덮쳐 어려움은 배가 됐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들에게 손 하나 내밀지 않았으면서, 손가락질을 할 자격이 없다.

생명은 모두에게 소중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생명을 헛되이 하면 안 된다. 특히 인재든, 자연재해든 어려움에 처한 이웃의 생명을 ‘나 몰라라’하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무엇보다 빈부의 격차로 인해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가진 자들이 없는 자들을 위해 더 내놓아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선 누구하나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 또 어느 나라 하나의 승승장구로도 어렵다. 모두가 함께 극복하고자하는 의지와 서로 돕고자 하는 관계가 형성될 때 비로소 빛이 보인다.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 나누고, 아껴 이 난국을 한시라도 빨리 극복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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