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중앙교회 담임 황인찬 목사

근래 우리 사회에 감염병 코로나19 말고도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사건들이 연속해서 터지고 있다.

목사가 교회 개척자금을 마련한다는 구실로 거액의 채권을 위조해서 시장에 유통시키다가 구속을 당하는 기가 막힌 일이 있는가하면 어느 교회 부목사님이 몰래 카메라로 여인의 치마 속을 찍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내로남불의 정치지도자들의 구설수들이 우리의 소망과 비전을 꺾는다.

대학입시에 내신 성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자 학교마다 내신 성적을 부풀려서 도저히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고, 딸의 입시비리와 인턴채용, 의전원 원서에 부정한 서류를 넣어 합격하고,(사실 여부는 알 길이 없으나),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00 동양대 교수 등의 일로 학교의 내신 성적은 믿을 수 없거나 부정스러운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 사건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권력 없는 일반 국민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이 모든 사건들에는 다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말과 달리 정직하지 못하고 따라서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가 없다.

이 사회의 도덕적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를 금치 못할 만큼 위기감이 엄습한다. 법을 집행하는 공직자가, 다음 세대를 키우는 교육자가, 그리고 이 사회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성직자가 사람들로부터 믿을 수 없는 인격으로 의심을 받고, 훈계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정말 서글프고 두려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소망스럽게 바라볼 수 있을 그 무엇이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국과 미국에서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믿음도 좋고 똑똑한 한 기독청년이 한국 지도급에 속한 그의 아버지에게 어떤 방법으로든지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더란다. 그 아버지는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늘 기도하는 분이기에 어처구니가 없을 만큼 의아해서 아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 아들은 "이 나라의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했다.

나라의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 한 마디에는 수많은 젊은이들과 국민들의 탄식과 좌절이 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젊은이들의 눈에 나라의 장래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면 이 책임을 누가 져야 할까.

직접 이 나라를 이끄는 정치인들과 관료의 책임을 차치하고, 교회가 이 책임을 벗을 수 있는가? 교회 지도자가 이 책임을 벗고 손을 털 수 있는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부름 받은 교회, 천만인의 기독교인을 자랑하는 교회가 그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언제부터인지 사람들은 목사를 믿지 않기 시작했다. 이미 여론조사로 다 드러난 이야기이지만 목사의 정직 도는 가톨릭의 사제나 불교의 승려보다 못하고, 방송사의 아나운서보다도 뒤떨어져 있다. 이래 가지고 이 나라가 정직하고, 투명성을 말할 수가 있을까.

한국 교회가 내어 놓는 수치나 통계를 믿으려고 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세상의 빛이어야 하는 교회가 이렇게 어두우니 이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밝게 보이겠는가.

지금부터 20~30년 전만 해도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세상이 그래도 정직성을 믿어주었다. 행패부리는 길거리의 사람이라도 예수 믿으면 정직한 사람이 된다고 인정했었다.

오늘의 상황은 다르다. 어쩌다가 유별나게 정직한 사람이 '나는 예수 믿는 사람입니다. 나는 손해를 보고, 욕을 먹어도 절대 거짓말은 못하겠다.'고 하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감동을 받고 수근 대는 말이 있다. "기독교인 중에도 저런 사람이 있네."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사회의 빛이어야 될 교회가 정직하지 못함에 불신앙들과 다를 바가 없고, 이 사회의 모든 불신 정치인들이나 불신 기업가들보다도 교회 지도자가 더 나은 점이 없다는 뜻이 된다. 이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하나님 앞에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 이 부끄러움을 어찌할 것인가.

우리가 정직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서 얼굴을 돌리실 지도 모른다. 촛대를 옮기실 지도 모른다. 우리가 세상에게 짓밟히는 맛 잃은 소금이면, 촛대만 덩그러니 화려하게 서 있지 불꽃이 꺼져 버린 교회이면 하나님이 손을 대지 않아도 한국 교회는 무너져 내릴 것이다. 우리는 이 같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바이러스 ‘코로나19’가 창궐하고 교회가 그 진원지로 매도당하는 지금이 그 때가 인가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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