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 총무협 회장 김고현 목사

“네가 만일 하나님을 찾으며 전능하신 이에게 간구하고 또 청결하고 정직하면 반드시 너를 돌보시고 네 의로운 처소를 평안하게 하실 것이라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5~7) 아멘.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모두가 새로운 나라, 하나님나라를 대망하며, 새로운 세상을 향한 꿈을 꾼다.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계획을 창대하지만, 이 계획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작심 3일이라는 말이 있다. 자심이라는 말은 중국 전국시대 노나라 사람이고 공자의 제자인 맹자가 처음 사용했다. 문자 그대로 '마음을 단단히 먹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처럼 맹자가 긍정적인 의미로 쓴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반대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작심삼일',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가 흐지부지된다는 뜻으로 결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비아냥거릴 때 사용한다. 고려시대에는 ‘고려공사삼일’이라는 격언이 있다. 고려에서 하는 정책이나, 법령이 사흘 만에 바뀐다는 뜻이다. 이 격언은 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조선공사삼일로 바뀌었다. 둘 다 한 번 시작한 일을 오래 지속하지 못할 때를 꼬집는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 을 쓴 설화문학가인 유몽인은 '어우야담'에서 유성룡의 일화를 들려준다. 한번은 그가 공문을 각 고을에 발송하라는 명을 내렸다가 실수가 있어 회수시켰다. 그런데 역리가 진작 발송했어야 할 공문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예 발송하지도 않은 것이었다. 유성룡이 크게 화를 내자 역리가 대꾸한다.

“격언에 '조선 공사삼일’이란 말이 있어 어차피 사흘 후 다시 고칠 것을 예상했기 때문에 사흘을 기다리느라고 보내지 않았습니다.”

유몽인이 이 일화를 후세에 남긴 이유는 명재 상인 유성룡 조차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으니 ‘무턱대고 떠오르는 대로 하지 말고 사흘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하라’ 는 뜻에서였다. 자고 일어나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변하는 요즘 세상은 우리에게 매순간 신속한 결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신속하기만 한 결정은 실수와 잘못을 부르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작심삼일>일지도 모른다. 굳게 먹는 마음이 사흘도 가지 못한다는 뜻이 아니라 사흘 동안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서 그 마음이 오래 지속 될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의 <작심삼일>이다.

결정한 것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목표 설정을 현실적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작가 E. L. 닥터로우는 소설을 쓸 때 이런 식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너무 멀리까지 한 번에 욕심을 내거나 미리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매일 가다가 보면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기독교라인(대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