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법연구원은 제10회 교회법세미나를 지난달 31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교회법과 노인문제’를 주제로 열었다.

생명뿐 아니라, 죽음의 주관자인 하나님의 절대주권 인식
“생명의 포기를 의미하는 자살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는다”

한국사회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고령화가 정착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 사회는 어르신에 대한 공경이 약해졌으며, 사회 각 분야에서도 노인들이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는 고령화에 처해있는데 이를 수용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에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정착한 우리나라와 교회 안에서 노인들이 올바르게 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회법연구원(이사장 김순권 목사, 원장 김영훈 장로)은 제10회 교회법세미나를 지난달 31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교회법과 노인문제’를 주제로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영훈 박사(한국교회법연구원장)는 ‘노인의 존엄한 삶과 죽음에 관한 법적 고찰’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늙은 자에게는 지혜가 있고 장수하는 자에게는 명철이 있느니라(욥 12:12)’는 말씀에서 노인의 참다운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면서, “생명 뿐 아니라 죽음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인식하고,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노인의 존엄한 삶과 죽음의 문제를 고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원장은 “잘 사는 것(well-being)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well-dying)도 중요하므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위해서도 죽음 윤리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현재 논의되는 존엄사 문제는 인간답게 살 권리처럼 인간답게 죽을 권리, 인위적이고 무의미한 생명연장은 존엄한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기초한 것이다”고 밝혔다.

특히 김 원장은 존엄한 죽음에 대한 법적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 대부분의 주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독일 등은 연명치료 중단을 위한 법적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나, 한국에는 존엄사 즉 연명치료 중단에 관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우리나라의 법원판결 중 보라매병원사건 판결(서울남부지법 1998.5.15. 선고98고합9판결)과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사건 판결(대법2009.5.21. 선고 2009다 17417)을 소개하며, “법원은 보라매병원 사건에서 ‘의료행위의 중지가 곧바로 환자의 사망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된다’고 밝혔으며, 세브란스 김 할머니 사건에서도 ‘회복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환자의 의사결정을 존중하여 환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보호하는 것이 사회 상규에 부합되고 헌법정신에도 어긋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다”며 연명치료의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아울러 김 원장은 “생명의 포기를 의미하는 자살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생명권은 그 주체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사람의 소관이 아니고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속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의 생명에 관한 처분권을 타인에게 위임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이 경우 형법상 촉탁·승낙에 의한 살인이나 살인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나 존엄사의 경우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원장은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과제로서 죽음교육의 실시와 사전의료의향서의 작성을 들었다.

김 원장은 죽음교육의 실시에 대해 알폰스 디캔의 ‘죽음교육은 삶의 교육이다’와 키케로의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이다’를 소개하고, 미국 등의 경우와 같이 학교교육에서 올바른 삶의 교육과 더불어 품위 있는 죽음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내 많은 대학에 죽음학 학과가 설립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홍양희 회장(각당복지재단)의 죽음교육의 필요성 10개 항목을 소개했다.

이어 당사자가 식물인간이나 질병의 말기처럼 회복가능성이 없는 상태가 됐을 때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건강한 의식이 있을 때 밝혀두는 문서인 사전의료의향서의 작성에 대해서는 사전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해 두면 위와 같은 경우를 당했을 때 본인은 물론 담당 의사 및 가족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당사자의 존엄한 죽음을 기대할 수 있고 가족의 정신적 ‧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원장은 “하나님은 인간의 삶과 죽음은 주관하시는 창조주임을 그리스도인은 올바로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생명과 인권 그리고 피조물을 존귀하게 여기고 살리는 생명운동에 힘써야 할뿐 아니라 존엄한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도 가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충렬 교수(한일장신대 심리치료대학원장)는 ‘노화과정의 병리적 이해와 치유적인 대안- 노인성 편집증을 중심으로’란 주제발표에서 “노인 환자들의 증후는 신체의 노화과정 자체에 의하기도 하지만, 사회적 태도와 기대 뿐 아니라 가족관계에서의 변화,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퇴직으로 인한 생활방식과 안전감의 변화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변화에 의한 것”이라며, 노년기의 치매와 우울증,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실감이나 황폐화 등에 대해 다뤘다.

특히 김 교수는 “사람은 에너지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육체적 ‧ 정신적 ‧ 영적에너지가 증가된다”면서, “모든 사람의 에너지가 20%가 될 때 우울증이 되며, 6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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