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가 목회자의 성윤리 부재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성윤리 등 목회자 윤리강령을 새롭게 재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사진은 목회자와 성을 주제로한 심포지엄)

목회자의 성적 비행과 범죄로 한국교회 이미지 심각한 타격
교회는 풍비박산이 나고, 교인들은 영적으로 큰 상처 받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신학부가 지난해 총회에서 논의가 불발된 ‘목회자 윤리강령’을 오는 98회 총회에 재상정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강령 중 “제11조 (성윤리) 목회자는 결혼 생활의 성결함을 철저히 지키며 부적절한 일체의 이성적 행위를 차단함으로 건강한 가정을 영위한다”는 내용은 최근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는 성적으로 타락한 목회자들을 향해 경종을 울린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 이 기회에 합동총회뿐 아니라, 성적으로 문제가 됐던 목회자를 양산해냈던 신학교와 타교단에서도 목회자 윤리강령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교회 안에서 목회자들의 성적 타락으로 인한 문제는 심심풀이 땅콩처럼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남성 목회자들의 권위적인 행태로 인해 힘없는 여성교인들은 마땅한 하소연도 하지 못한 채 고통을 당하고 있다. 어떤 목회자는 자신의 집무실에 여성 교인을 불러들여 안마를 요구하는가 하면, 속옷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채 옷을 갈아입는 등 추태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여성 교인과 애인(?) 관계를 유지한 채 교회재정을 물 쓰듯이 쓰기도 하며, 해외로 밀월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심지어 모 교단의 총회장 후보는 여성도우미가 있는 노래방을 출입했다는 소문으로 인해 정치인생에 심각한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들은 목회자의 성적 윤리를 마치 먼 나라 이웃이야기처럼 여긴다. 결국 이러한 사태는 교회를 회생불능의 지경에 이르게 만들고, 목회자 본인도 더 이상 목회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러한 상황은 모든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을 때 이야기다. 아직도 어딘가 에서는 성윤리 부재로 인해 교회 내 성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드러난 것보다 드러나지 않은 사례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십계명 중 7계명인 ‘간음하지 말라’를 다시 되새겨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는 추세다. 그만큼 한국교회 안에서 성윤리 부재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한국교회 안에서 스스로 자정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의 기독교윤리연구소는 ‘목회자의 성’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입에 담기 어려운 주제임에도 과감하게 내세운 것은 그만큼 목회자의 성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당시 심포지엄에서는 윤리적인 차원에서 목회자의 성문제를 지적하면서 교회는 목회자의 성적 비행과 범죄로 인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경고는 곧 현실로 드러났다.

S교회 J목사가 여성 청년들을 대상으로 성추행 행위를 했던 것으로 확인돼 교회에서 쫓겨나다시피 했으나, 또 다시 젊은이들이 모이는 지역에 교회를 개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다른 교회의 Y교회를 시무하던 C목사는 여성도들과의 성문제가 발각되면서 노회를 거쳐 총회에서까지 재판을 벌이기도 했다. C목사는 주로 교회에 출석하는 이혼한 여성 등 혼자 생활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결국 교회는 풍비박산이 나고, 교인들은 영적으로 큰 상처를 받게 됐다.

올해 6월 미래목회포럼이 주최한 한국교회 리더십컨퍼런스에서도 목회자 윤리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각 교단 중견 목회자들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미래를 준비하는 교회, 윤리로 무장하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목회자라면 돈과 성, 명예라는 세 개의 영역에서 평신도들보다 월등히 앞서야 한다”면서, “다가오는 미래사회에 전인 목회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목회자 자신부터 윤리적 분석과 비평능력 배양을 위한 교육과 훈련이 시급하게 요구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이 교수는 “목회자들이 생명윤리·성윤리·환경윤리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충분한 정보가 부족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부터 확고한 성윤리를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신학교 졸업생들의 숫자에만 연연하지 말고, 속이 알찬 졸업생들을 배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각 교단에서도 목회자 계속교육을 통해 세상의 유혹에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더불어 과거 쉬쉬 했던 ‘간음하지 말라’는 십계명에 대해서도 평소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하게 부각되는 것은 목회자 스스로 주의 종으로서의 맡은바 본분을 지키고, 본인의 실수가 자신뿐 아니라 교회전체를 망가트리는 화로 작용한다는 점을 가슴속 깊이 새겨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합동총회 신학부의 목회자 윤리강령이 비단 한 교단만이 살펴볼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할 중요한 안건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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