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성 비율 50∼60% 불과
젊은 여성 교인 감소세 ‘뚜렷’
교회 내 불평등한 성역할 원인
남성 중심적 의사결정 교체 요구

  “너희는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니라. 너희가 그리스도의 것이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갈 3:29~29)
 
교회는 본질적으로 성평등 공동체이다. 하지만 한국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지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회 내 의사결정이나 교회재정 운용 등 책임적 역할에 여성들의 비율은 극히 드물다. 더 큰 문제는 교회 내 젊은 여성 교인의 감소가 빠른 추세다.

이와 관련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 홍기숙, 총무 최소영)는 ‘한국교회·여성연합운동과 젊은 여성-젊은 교회여성 의식조사 분석과 대안정책 토론회’를 지난달 26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갖고, 젊은 여성 교인의 감소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연합회는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교단별, 지역별, 비례할당 추출 방식으로 표본을 추출해 1340명의 20∼40대 교회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과거 70∼80%에 달했던 교회의 여성 비율이 현재는 50∼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 통합의 경우, 2002년 전체 교인 중 여성비율이 58.8%였던 데 반해, 2007년에는 58.1%, 2012년에는 57.5%로 줄었다. 한국교회를 떠나는 교인들 중 젊은 세대가 전체평균보다 4배 이상 교회를 떠났다.

여성 교인이 감소한 주된 원인으로는 교회 내에서 불평등한 성역할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교회 여성들의 성역할로 굳어진 네 가지 봉사의 경우 식당봉사 13.3%, 교회 행사준비 6.2%, 교회청소 6.2%, 안내 3.9%에 이른다. 이와 반대로 여성들이 하고 싶은 일에서는 식당봉사 4.4%, 교회 행사준비 3.9%, 교회청소 3.0%, 안내 4.8%로 절반 정도였다.

젊은 세대 교회여성들은 성역할 고정관념에 매여 여성 리더를 세우지 않은 채 여성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한국교회 상황과 남성 중심적·장로 중심적 의사결정 과정을 시급히 개선하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교회와 교단의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양성평등 교육을 통한 평신도와 목회자의 의식변화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교회의 여성 참여는 세계교회의 기준과 내용에 여전히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장 통합의 경우 총대 1500명 중 여성총대는 14명(목사 4명, 장로 1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0.9%에 불과했고, 총대 20명 이상 노회에서 여성총대 1명 이상을 선출하도록 한 헌의안은 규칙부에서 1년간 연구키로 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734명의 총대 중 여성 총대가 57명으로 7.8%였으며, 25개 노회 중 10개 노회가 지난 1년간 양성평등 교육을 실시했다. 총회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에 여성위원 1명 이상 할당 헌의는 헌법위원회에서 연구키로 했으나 공천위원회 여성 1명 할당과 신도회 대표 2인 총대 정회원 안은 기각됐다. 

기독교한국루터회는 74명 중 여성 총대가 2명으로 2.7%였으며,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392명 중 여성 총대가 69명으로 4.96%다. 대한성공회는 120명 중 여성이 18명(사제 4명, 평신도 14명, 15%)으로 예년에 비해 약간 줄었는데, 이는 교구의회에 여성 30%가 법제화되어 있는 반면, 전국의회에는 아직 규정이 없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최소영 총무는 “젊은 여성들이 선교, 기도와 중보기도, 사회적 약자 돌봄, 회원교육과 같은 여성연합활동의 본래 목적과 현재 하고 있는 일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젊은 여성들은 성역할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개혁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교회여성연합회는 지난달 17일 종교개혁기념일에 맞춰 21세기의 종교개혁은 여성들과 함께 여성주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2012 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을 위한 교회여성 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연합회는 발표를 통해 △여성들의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참여 보장 △젊은 교회여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이에 따른 정책 수립 △여성목회자 모성보호 제도화 △어린이 성폭행을 근절하기 위한 법 제정과 교육을 위해 한국교회가 적극 나서라 등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생명·정의·평등의 교회공동체를 이루어가기 위한 기본사항을 한국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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