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을 위한 교회여성 제언’

예장 통합 1500명 총대 중 14명으로 0.9% 최하위 불명예
교회 내 성폭력을 법으로 규제화 하는 전담기구 설치 절실

▲ 2013년 각 교단 총회의 여성총대 현황
WCC 부산총회의 총대수 702명 중 무려 259명의 여성 총대가 참석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37%에 해당하는 수치로 우리나라도 11명의 총대 중 5명의 여성총대를 파송시킬 방침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에 가입된 교단의 양성평등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 임성이, 총무 신미숙)가 지난 17일 발표한 ‘2013 한국교회의 개혁과 성숙을 위한 교회여성 제언’에 따르면, 교회협에 가입된 교단의 양성평등 현실은 WCC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교단의 여성총대 현황은 먼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의 경우 전체 1500명 중 여성 총대인원은 14명으로 고작 0.9%에 그쳤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도 전체 724명 중 51명으로 7%에 그쳤다. 또한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경우 1392명의 총대 중 여성은 65명으로 4.6%, 대한성공회는 123명 중 18명으로 12%,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129명 중 21명으로 16%, 기독교한국루터회는 93명 중 3명으로 3.2%의 수준에 그쳤다. 소위 진보를 대표한다는 교단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성총대의 비율은 보수 교단에 비해 칭찬받을 성적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동 연합회는 “참 교회의 본모습을 회복하고, 세계교회와 나란히 걸어가는데 조화롭고 평등한 교회지도력이야말로 건강한 교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이며, 이를 위해서는 각 교단총회와 총회 임원회 및 상임위원회에서는 여성지도력의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면서, “여성총대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교단의 경우, 여성의 참여를 단순한 권장이나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사항으로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인식의 전환이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음을 밝혔다.

또한 “한국교회 여성들은 높아진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회 안의 불평등한 구조 가운데 차별 받고 있다”면서, “교회 내에서 여성들이 봉사, 전도 등 중요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지만, 여성 지도력은 남성에 비해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교회 내의 양성평등 의식 강화 교육과 성인지 예산 수립을 통해 건강한 한국교회 모습을 회복시킬 수 있음을 주지시켰다.

더불어 동 연합회는 교회 내 성폭력을 법으로 규제화 할 수 있도록 전담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안으로는 각 교단에 교회 내 윤리문제를 다루는 전담기구를 설치해 사전예방과 책임감 있는 문제해결을 담당하도록 제도화하고, 성윤리를 위한 목회자 자체 정화기구를 설치·운영, 신학교 및 개교회의 적극적인 성폭력 예방교육 실천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동 연합회는 “지난 4월 한 목회자가 설교 도중 성희롱 발언을 함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징계 권고를 받은 사건이 있지만, 사실 이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하나의 사건일 뿐 그동안 음폐된 교회 내 성희롱, 성폭력 사건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엄격한 진상규명과 징계가 필요하며, 피해자 인권보호 및 목회자성윤리 교육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교회 안의 왜곡된 목회세습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동 연합회는 최근 예장 통합과 기장, 감리교 총회에서 ‘목회대물림금지법(목회세습방지법)’이 통과된 것을 상기시키고, 목회세습방지법은 교회 내 갈등과 분열을 초래해왔던 목회세습의 관행에 철퇴를 내린 격이라고 밝혔다.

동 연합회는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며, 목회자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목회자들의 권위주의적인 특권의식이 교회를 자신의 소유로 생각하게 하고, 더 나아가 자녀에게 세습하려는 생각을 갖게 하므로 교회와 성도들은 바른 교회관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해 예수님의 피값으로 세우신 교회를 정화해야 하며, 건강하고 거룩한 참 교회의 모습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 연합회는 개성공단 사태 및 이산가족 상봉 취소 등 북한과 여러 가지 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한반도 정전 6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다가올 통일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동 연합회는 “우리세대에 한반도가 통일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위기시대에 통일에 대한 비전수립과 분명한 인식, 그리고 역할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먼저 새터민에 대한 배려와 그들을 통해 북한선교를 위한 인적자원을 준비하고, 북한에 대한 이해와 통일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한국교회 안에 교육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각 교단뿐 아니라, 초교파적 단일 창구가 마련되어 한국교회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실제적인 남북통일 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기독교라인(대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