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가 ‘이혼천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천 가정의 이혼율도 점차 증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기독교의 이혼율이 천주교나 불교에 비해 높다는 주장도 나와
이혼 부부들에게 돌을 던지기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줘야

‘이혼천국’, 한국사회의 불편한 자화상이다. 결혼한 부부 중 3분의 1쌍이 이혼을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이혼숙려제 등 제도적으로 이혼율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혼율은 오히려 증가추세다. 최근에는 황혼이혼율이 신혼이혼율을 앞질렀다. 고령화 사회에 따른 부작용임에도 유행처럼 번져, 황혼이혼 러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황혼이혼 러시는 크리스천 가정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한국교회가 산불처럼 번지고 있는 이혼을 방지하고, 나아가 결혼예비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 너무나 쉽게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는 풍토를 바꿔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법원의 2013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결혼건수는 32만 9220건으로 2011년 33만 1543건에 비해 0.7% 감소했다. 반면 이혼은 2011년 11만 4707건에서 지난해 11만 4781건으로 0.7% 증가했다. 이중 20년차 이상 부부인 황혼이혼의 비율은 26.4%로, 4년차 미만인 신혼부부 24.6%보다 높게 나타났다. 황혼이혼의 비중은 2007년 20%를 넘어선 뒤 2008년에 23.1%, 2009년 22.8%, 2010년 23.8%, 2011년 24.8%, 2012년 26.4%로 꾸준히 증가추세다.

이혼사유는 여전히 성격차이가 5만329건(47.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경제문제가 1만 4천 472건(12.8%), 배우자 부정이 8천 616건(7.6%), 가족 간 불화가 7천 381건(6.55%), 정신적 육체적 학대가 4천 759건(4.2%)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근 크리스천 가정의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크리스천 싱글모임’, ‘싱글사랑 모임’ 등 크리스천 이혼부부들을 위한 친목모임 카페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이혼을 앞둔 부부들이 담임 목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기독교의 이혼율이 천주교나 불교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이혼’ 자체를 금기시하기 때문에 구체적 대안을 내놓기 보다는, 외부로 새어 나갈까봐 ‘쉬쉬’하는 실정이다. 각종 가정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일반기업에 비해 한국교회의 가정지킴이는 미비한 수준이다. 교회가 이혼으로 해체되고 있는 가정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혼’이라는 낙인이 찍힌 부부들은 교인들의 이질적인 시선을 견디지 못한 채 교회 밖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크리스천 가정의 이혼율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정사역 전문가인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는 “오늘날 기업들은 이미 가족 친화적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가족복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교회는 가족을 지키려는 노력보다는 오히려 가족 중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송 목사는 또 “이혼이라는 막다른 골목에서, 이혼숙려제 등 제도적 개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서, “그것은 이혼에 이르기 전에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부부 간의 노력여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부부간의 노력에 이어 중요한 것은 한국교회가 결혼 전부터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혼을 쉽게 생각하는 성숙하지 못한 크리스천이 되지 않도록 청소년기부터 교육시켜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다행히 몇몇 교회들은 이혼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수원성교회 청년부는 ‘SYA 수원성 청년아카데미’를 통해 청년들이 교양과목을 듣는 것처럼 매월 ‘크리스천 연예와 결혼’, ‘성품학교’ 등 청년들에게 건강한 이성교제의 모델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한 동숭교회는 1년에 두 차례 ‘연예 세미나’를 통해 기독청년의 올바른 이성 교제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백양로교회는 ‘크리스천 결혼예비데이트학교’를 통해 이성 간의 관계법, 대화법 등을 교육하고 있으며, 제주영락교회도 지역 교회 청년부와 연합으로 ‘데이트와 의사소통’ 세미나 등을 전개하고 있다. 하이패밀리도 흔들리고 있는 가정을 바로잡아 주는 가정사역 최고위 과정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한국교회 안에서 이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아직 ‘이혼’이라는 단어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사전예방에 있어서도 미흡한 대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손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이미 한국교회 안에서 이혼문제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교회가 그리스도의 관점에서 올바른 결혼생활에 대한 모범을 제시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 이혼자들에 대해 감싸주고, 이혼한 부부들에게 돌을 던지기 보다는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정을 해체시키는 이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교인들에게 행복한 가정을 꾸려갈 수 있는 진리를 가르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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