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평화통일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민족의 자주독립 원동력이 됐던 종교 간 대화의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종교인들이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러한 주장은 ‘남북한의 평화통일과 아시아의 평화를 위한 종교인의 사명과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개신교를 비롯해 천도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 발표회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개신교를 대표해 나선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는 “한국인의 영성이 어떤 종교와 만났을 때 대체로 옥토와 같은 밭이 되어줌으로 찬란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했으며, 불교와 유교, 기독교의 부흥이 좋은 실례”라면서, “유교의 분파분열, 기독교의 교파운동, 서구 개인주의의 이기주의화 등으로 공동체 의식이 약화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시 한 번 한국인의 영성을 뿌리로 하는 3.1정신으로 돌아가서 민족통일의 동력을 삼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목사는 또 “한국 종교계가 성북동과 수유리와 같이 종교 간에 함께 손을 잡고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며 지역의 평화를 만들어 나가는 실천운동이 바로 사회통합과 민족통일의 첩경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화해와 협력과 평화를 위한 범종단협의회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활동해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교의 입장에서 발제에 나선 법률스님(정토회 지도법사)은 종교인들이 독립운동가처럼 통일의병이 되자고 제안했다.

법률스님은 “통일만이 우리 민족의 기상을 바로 세우는 길이고, 민족의 번영을 추구하는 길이고, 북한 동포들의 굶주림을 신속하게 해결하는 길이고, 북한주민의 인권을 하루 빨리 개선하는 길이고, 남한 내의 여러 갈등을 극복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면서, “우리의 통일은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을 배척하려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고, 나아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이라는 확신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 우리 선조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의병 정신을 계승해 나라의 통일을 위해서 활동하는 ‘통일 의병’이 되어야 한다”면서, “종교간 협력을 구하는 동시에 정부와 협력하고, 지역의 협력을 이끌어내어 뜻을 모아 통합할 수 있도록 누군가는 준비해야 통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의 입장에서 발제에 나선 김홍진 신부(천주교서울대교구 쑥고개성당 주임)는 정부를 향해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김 신부는 “정부는 3.1절 행사에서 앞으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대북 민간교류의 중요성과 필요에 대해 언급을 한 바 있다”면서, “이러한 언급이 말로만 그치지 않고 실질 교류의 활성화를 위한 실천적 행동에 당장 임해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김 신부는 또 “남한의 많은 민간단체들이 특히 종교계는 북한의 여러 부문과 교류, 협력하는 체제를 규모 있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라며, “단 대북한 지원에 있어서는 우리는 어떠한 대가를 바라지 말고, 이미 우리가 당연히 나누었어야 할 것을 지금 나누고 있다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북한을 도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김 신부는 “이러한 우리들의 노력이 심화된다면 남북통일의 그 날을 더욱 앞당기는데 커다란 견인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이것은 또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세계 평화의 기틀을 다지는데 작은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대선 교무(원불교 평양교구장)장은 “남북종교교류는 인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이 사실”이라며, “북한의 현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인도적 지원은 단기간에 종료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므로 구호, 재건, 발전의 단계로 진전시켜 나가는 연관성과 연속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무는 또 “각 종단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에 의해 추진될 수 있도록 목표를 조정하고, 종단 간의 연대 협력을 통한 효과 극대화를 위한 방안 모색에도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남수 교령(천도교 선도사)도 “지금보다 훨신 더 어려운 때에도 우리 종교 지도자들은 대중화, 일원화 그리고 비폭력의 평화를 이루었다”면서, “시기가 문제가 아니라 여전히 지도자의 마음가짐과 신앙인의 자세가 문제인 것으로, 우리부터 다시, 3.1정신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묻고, 서로 지혜를 베풀어, 새로운 날을 기약하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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