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성 평화 운동가들이 한반도에 모여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를 종단하고, 2015 국제여성평화회의를 통해 한반도 분쟁 종식을 위한 여성들의 역할을 논의했다.

방북일정을 마치고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한의 여성들을 만난 2015 국제여성평화걷기(이하 WCD)의 국제평화여성단 30여 명은 지난 25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국제여성평화회의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했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를 비롯해,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주관한 평화회의는 한국YWCA연합회 차경애 회장과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돼,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와 여성학자 이이효재와 유승희 국회여성가족위원장,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상의 환영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기조발제에 나선 WCD 공동명예위원장인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나는 왜 걷는가’라는 주제를 통해 “4년 전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 기차역은 희망의 상징이지만, 텅 비어있고 전혀 사용된 흔적이 없었다”면서, “한 나라 안의 폭력적인 상황은 그 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이 곳에서 저 곳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여성에 대한 폭력이 만연한 상황에서 여성들이 노력하는 것이 특별한 중요성을 지닌다”고 밝힌 뒤 “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서로에 대한 존중을 통해 진정한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김현숙 여성평화외교포럼 상임대표는 ‘한국여성평화운동의 과거·현재·미래’란 기조발제에서 남북여성들과 세계여성들이 함께 하고 있는 평화운동들에 대해 언급하는 동시에 한국YWCA 등 국내 여성단체들이 평화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김현숙 상임대표는 평화의 에너지와 모멘텀을 살려 일본군위안부 관련 활동을 이끌어온 여성들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노벨평화상을 안겨 드리자고 제안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했다.

오후 시간에는 각국에서 갈등과 분쟁을 끝내기 위해 여성을 조직한 경험을 서로 나눴다.

이 자리에서 북아일랜드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메어리드 맥과이어는 “북아일랜드 분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여성, 남성, 젊은이들이 수백 개의 평화단체를 만들었다”면서, “이 곳에서는 어떻게 하면 정서적, 종교적, 정치적 분단들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하면 정의롭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북아일랜드를 창조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갔다”며, 이러한 이야기가 남북의 상황에 희망을 주기를 기대했다.

또한 라이베리아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리마 보위는 ‘작은 실천 하나가 세계를 바꾼다’란 발제를 통해 “14년의 전쟁 기간을 거친 라이베리아를 평화의 나라로 다시 만들기 위해 비폭력 평화 활동의 여정을 시작했다”면서, “비난과 회의감으로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도 계속해서 전진해 나갔고, 2년 6개월간의 투쟁을 거쳐 아프리카 대륙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다”고 설명했다.

리마 보위는 또 “여성만이 갖고 있는 특유의 자질들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여성들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세상을 바로잡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굳게 믿기 때문에 평화와 단결을 위해 국제여성 평화걷기에 동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드핑크 공동창립자인 조디 에반스는 ‘네, 우리는 평화롭게 살 수 있습니다’란 발제에서 지금이 전쟁을 넘어서 세계로 향할 때라고 밝히고, 빈곤과 에볼라와 같은 치명적인 질병, 지구의 미래 생명들을 위험에 몰아넣는 기후변화 등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여성들이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 ‘현재 갈등지역 국가의 여성의 조직과 대응 현황’시간에는 리자 마사(필리핀 가브리엘라여성연맹 명예의장)를 비롯해, 타카사토 스즈요(일본 오키나와 여성활동가), 페트리샤 게레로(리가드레스 콜롬비아 설립자 겸 이사), 김숙자(햇살사회복지회) 등이 △필리핀에서의 평화를 위한 여성조직의 경험 △희망과 공감의 여성평화 걷기 △2015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여성 걷기 △한국 기지촌 여성의 경험 등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폐회식에서는 ‘2015 한반도 통일과 평화를 위한 국제여성걷기 선언문’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 인위적인 분단으로 인한 비극적 이산가족 재결합 돕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위안부 여성들을 위한 정의 바로 세우기, 한반도 화해와 통일을 위한 전 세계인들의지지 촉구 등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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