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호 관 목사
금년 행복한교회 하기수련회의 표어였다. 7월 마지막 금요일(31일)부터 주일(2일)까지 2박3일 동안 지리산 천왕봉 입구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중산교회당에서 가졌다. 단출한 식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같은 시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노인 몇 분과 젊은이를 제외한 실로 전교인을 동원하는데 일단 성공했다. 문제는 그 먼 곳 까지 사고 없이 이동하는 일이었다. 승용차를 총동원하여 성도의 교제를 염두에 두고 조를 편성하여<드라이브 교제 시간>으로 활용하도록 사전교육과 상당한 준비를 해둔 터라 별 염려는 없었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았다. 드라이브 시간은 장장 5시간(350Km) 차안에서 부를 찬송과 나눌 말씀까지 딴에는 완벽한 시나리오(매뉴얼)를 작성하여 주었으니 잘 될 것이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문동에서 출발하여 금산 인삼 랜드 휴게소에서 1차 도킹하기로 약속을 하고 출발했다. 중간 점검은 필수적이다. 선도차에서 지령(?)을 내리면 순번에 따라서 자동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은 잘도 가동되었다. 문명의 이기를 100% 활용하며 즐길 수 있었다. 아주 순조로운 드라이브 교제였다. 전혀 피곤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나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예정대로 오후 2시쯤에 도착했고, 일정에 따라서 수련회는 진행되었다. 강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참여하는 목사 역시 수련회에 참석한 회원일 뿐이다. 사회, 기도 광고를 모든 사람이 분담하였다. 집회장소를 벗어나면 부부는 어김없이 손을 잡거나 다정하게 팔짱을 끼기로 약속하였고, 어기면 벌점을 주기로 하였다. 모처럼 다정다감한 부부의 모습을 연출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표어대로 함께 쉬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말씀을 듣고 기도하여 충전하기로 하였다. 이번 수양회 기간 동안에 나눈 말씀은<개인적 종말론>을 중심으로 꾸몄다.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잘 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심어주고 싶은 의도에서 짜여 진 프로그램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이었으나 아주 진지하게 받아드렸고 토론 역시 뜨거웠다. 백미는 주일 예배였다. 어떤 사람은 주일에 예배당 문을 닫고 외지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주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이라며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였던 터라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수련회 장소로 사용한 교회가 통합 측 진주노회에 속한 교회였기 때문에 나로서는 적잖은 부담이었다. 그런데 그 교회를 담임하고 계신 이인우 목사님께서“우리 교회는 작은 시골 교회라서 외부 강사를 모실 일이 없으니 황 목사께서 설교해 주시라.”고 선뜻 양보해 주셨고, 행복한 중산교회의 연합예배가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예배 후에 가진 양 교회 성도들의 친교시간은 참으로 불볕더위를 잊게 하는 청량제였고, 지금까지 맛보지 못한 별식이 되었다. 나의 기억으로는 1976년 장로교가 대 분열의 아픔을 겪은 뒤로 이렇게 주일에 두 교회가 연합하여 예배를 드린 일이 없었던 것이 분명하다. 설교 초에 이 사실을 얘기 했고, 성도들은 박수를 쳤다. 중산교회는 57년의 긴 역사를 가진 교회였다. 그 중에 이 목사께서 26년을 시무하셨다고 한다. 부임초기에 예배당이 전소되는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화위복이 되어 전국교회의 관심을 모으고 기도와 후원을 받아 지금의 예배당을 건축했고 지금까지 여일하게 교회를 섬기고 있다는 말씀에 감동을 받았다. 여름이 오면 교회마다 효과적인 여름 프로그램의 진행에 골몰한다.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즈음 사람들의 삶의 스타일이 개인 중심으로 고정되어 가기 때문에 여름휴가를 교회에서 주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위하여 사용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거 교회적인 여름 수련회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기 때문에 연초부터 계획을 세우고 개별적인 여름휴가 보다 가치 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교인들을 설득하여야 한다.

알아서 하시오하는 태도나 자세는 여름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거나 그만큼 손실이 크다는 것을 마음에 두지 않음일 것이다. 중대형 교회들은 전교인 수련회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교구별 아니면 구역별(목장별) 소그룹 수련회를 기획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일 예배에 한 번 스쳐가는 정도로 교회의 지체의식을 갖는 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그러기 때문에 교회의 여름 수련회에 아주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함께 쉬면서 충전하기에 이 만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예장개혁 증경총회장·본지논설위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기독교라인(대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