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에 수용자 자녀는 대략 5~6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수용자 자녀를 위험요인으로만 여길 뿐, 인권적이고 보호적인 차원의 접근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수용자 자녀들은 수치심과 낙인감으로 심리적, 정서적 불안정 상태가 지속되어 학교 부적응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결국 이는 높은 범죄율과 비행율로 연계되어 아동 및 청소년 범죄율이 일반 아동들에 비해 무려 5배나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외된 수용자 자녀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민간전문기관인 (사)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 유승희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함께 ‘한·일 수용자 자녀 및 가족 지원에 관한 실태와 과제 세미나’를 오는 11월 6일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세미나실에서 열어 관심을 모은다.

사단법인 아시아교정포럼과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세미나는 일본에서 수용자 자녀 및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World Open Heart’의 아베교코 이사장과 <가해자가족>의 저자이자 NHK 보도국 수석 PD인 스즈키 노부모토를 초청해 일본의 수용자 자녀 및 가족 지원현황과 체계를 살펴봄으로써 한국의 수용자 자녀 및 가족에 대한 민·관의 협력적인 지원체계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세미나에는 신연희 아시아교정포럼 편집위원장을 비롯해, 아베 교코 ‘World Open Heart’ 이사장, (사)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연구소의 이경림 상임이사, 최경옥 박사, 안수경 팀장 등이 주제 발제를 맡아 △수용자 자녀의 지원 필요성과 지원 방안 △일본의 수용자 가족 현황 및 지원 △수용자 자녀의 실태 및 사례 등을 다룬다.

또한 이상균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노병란 (사)한국교정선교회 운영이사, 이만호 법무부 군산교도소 사회복귀과 계장, 스즈키 노부모토 NHK 보도국 수석 PD, 최준영 (사)기독교세진회 사무국장이 지정 토론자로 참석하고, 박을종 성수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이 좌장을 맡았다.

이에 아베 교코 이사장은 “구미 여러 나라에 비해 범죄가 적은 일본은 범죄자와 그 가족에 대한 사회의 눈이 차갑다”며, 일본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런 사회에서 가해자가족은 지원망에서 벗어난 사회적 약자, 소수자이며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포괄적인 지원체계 확립과 새로운 사회계발 추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즈키 노부모토 NHK PD는 “TV나 신문처럼 미디어를 통해 가해자 가족에게 가해지는 따가운 시선은 곧 바로 그들을 향한 사회적인 비난으로 이어지게 만든다”면서, “미디어의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피해자와 가족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옹호함과 동시에 한 순간에 가해자 가족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받는 충격과 고통 또한 고려하여 취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경림 상임이사도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수용자 자녀와 가족도 있는데 이들은 수용자의 수감으로 인해 가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는 것 이외에도 사회적 비난과 차별 등으로 이중고를 받고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수용자 자녀와 가족에 대한 일본의 경험을 배우고, 한국 사회에서 수용자 자녀와 가족의 어려움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공론화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사단법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수용자 자녀의 인권을 보장하고,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비영리 민간전문기관이 필요하다는 뜻에 의해 설립됐다. 세움은 아동복지관점에서 수용자 자녀의 인권보장과 사회적 지지망 구축, 가족 기능강화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수용자자녀 지원 방향을 심리 및 정서적 도움을 주는 채움 △교육비 및 특기지원비 등을 지원하는 배움 △의료비 및 법률지원비 등 긴급생활지원에 사용되는 틔움 △가족캠프 및 면회 등을 통해 가족기능강화를 돕는 이음 등으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이경림 상임이사는 “수용자 자녀와 가족의 기댈 어깨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면서, “특히 부모의 잘못이 아동에게 미치지 않고, 아동들의 마음속의 수치심이나 위축됨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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