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개혁 총회장 정서영 목사

일본 제국주의의 폭압과 갖은 수탈에 맞서 생명을 바쳐 빼앗긴 조국의 주권회복을 위해 만세를 외쳤던 3.1운동이 101년을 맞았다. 3.1운동은 조국의 자주적 독립을 외치며 한반도를 태극기 물결로 휘몰아치게 만들었던 비폭력 저항운동, 평화운동, 민족운동이다. 일본의 무자비한 만행에 대항하며, 오직 조국의 자주적 독립을 위해 민족이 하나로 똘똘 뭉쳐 총칼에 맞서 대한독립 만세를 울부짖었던 역사적 순간이다.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싸워낸 평화의 시위이자, 애국 충정의 뜨거운 가슴으로 담아뒀던 독립에 대한 염원을 일시에 퍼트리고, 우리나라가 자주국가임을 만천하에 선포한 의미 있는 날이다.

먼저 어둠에 잠긴 이 나라와 민족을 포기하지 않고, 자주독립이라는 빛으로 인도해주신 하나님의 넓은 은혜와 축복에 감사를 드린다. 또한 그날 현장에서 총칼도 두려워하지 않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우리 선조들에게도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특히 당시 전체 인구의 1.5%밖에 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자주독립만세운동에 앞장선 우리 믿음의 선조들과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지도자 33인 중 절반인 16명의 지도자들의 용단에도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뿐이다. 해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그들의 외침과 울림이 가슴에 먹먹히 전달되어 지는 것은, 자주대한독립에 대한 그들의 열망이자, 일제의 총칼에 힘없이 쓰러져간 이름도 빛도 없었던 백성들의 피눈물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자유를 만끽하는 나라와 민족은 모두 그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라고 본다.

하지만 이렇게 의미 있는 3.1운동이 100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 올해 우리 선조들이 피로써 지킨 이 나라가 진영논리에 빠져 양 갈래로 찢어졌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헐뜯고 민족화합이라는 숙원과제를 나 몰라라 한 채 이념전쟁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국민들을 대변해서 세워진 국회의원들은 세계경제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당권싸움에만 목을 매고 있는 지경이다. 정부도 국민들에게 현실적으로 와 닿는 정책을 펴기보다는 간혹 뜬구름 잡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 마저도 이 진영논리에 끼어들어 판을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모 연합단체장의 구속수감은 곧 한국교회 전체를 향한 국민들의 여론과 정부의 심중을 쉽게 파악하게끔 하는 대목이다. 누구보다 선한영향력을 끼쳐 대통합의 단초를 놓아야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 되어버렸으니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여기에 남과 북의 갈등뿐 아니라 동서갈등, 빈부격차, 남녀갈등, 노사갈등 등 각계각층에서 숱한 분열과 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으며, 이는 곧 국가경쟁력 마저 흔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터진 코로나19사태는 대한민국의 앞날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침체되어 있던 경기를 아예 올스톱시켜 버렸고, 혐오와 차별의 굴레를 더욱 옭아매게 됐다. 신천지발 코로나확산은 국민의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 시키고 있으며, ‘다행이다’면 안심을 하던 기성교회마저도 코로나19에 무방비 노출되고 말았다.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사망자 수도 날로 늘어나는 가운데 안타까운 마음만 더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3.1절 101주년은 재난사태에 빠진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모두가 하나가 되길 염원한다. 우리 선열들이 나라와 민족의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나선 것처럼,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혐오와 차별이 아닌 인류애적인 마음에서 이 사태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정부도 투명한 정보제공과 발 빠른 대응으로 더 이상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사망자가 더는 생기지 않도록 확진자 치료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치권도 총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 행태만 보이지 말고, 국민의 대변자로서 책임있는 행동에 나서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신천지발 코로나 확산에 두 손 놓고 박수만 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떨어진 한국교회의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는 동시에 코로나로 인해 침체되어 있는 경제와 국민들의 건강, 나아가 먼 나라 이웃들의 아픔에도 관심을 갖고 뜨겁게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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