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이민 교수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斎, 1760~1849)18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어느 날 그에게 한 친구가 화실로 찾아와 내가 수탉을 좋아하네. 수탉 그림 하나 그려주게나라고 부탁하자 호쿠사이는 일주일 후에 오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에 친구는 큰 기대를 품고 찾아갔더니 호쿠사이는 그림이 잘 안됐네. 일주일만 더 있다가 와주게!”라고 말했다. 일주일 있다 또 갔더니 또 일주일, 그 다음에는 한 달, 또 한 달 기다려 달라고 하다가 3년이 흘렀다. 끝내 친구는 화가 나서 자네 왜 나를 우롱하는 건가? 얼마나 대단한 그림을 그린다고 사람을 골탕 먹이나?”라고 말했다. 호쿠사이는 진정하고 여기 앉아보게나라고 말하고 화실의 작은 방으로 들어가서 붓과 물감을 가지고 나왔다. 그는 친구가 보는 앞에서 순식간에 수탉 한 마리를 잘 그려냈다. 얼마나 잘 그렸던지 그림 속의 수탉이 당장에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런데 친구는 더 화를 내며 말했다. “아니, 이렇게 손쉽게 그려줄 수 있는 것을 왜 3년이나 골탕 먹였는가?” 이에 호쿠사이는 친구의 손을 이끌고 작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수탉 그림들로 가득 차 있었다. 밤낮으로 그린 수탉의 습작품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었다. 호쿠사이는 친구에게 제대로 된 한 점의 작품을 주려고 3년 동안 준비한 것이었다.

중국의 맹자(孟子, BC 372~BC 289)지혜가 있어도 세()를 타는 것만 못하고, 농기구가 있어도 때를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영국의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시간은 모든 인생의 척도라고 말했다.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2005)경영자에게 가장 최소한 자원은 시간이다. 시간을 관리할 수 없으면 그 어떤 다른 것도 관리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시간 관리에는 대체로 세 가지 유형이 있다. 무절제하고 부도덕한 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시간 파괴형’, 소위 마스터플랜을 통하여 거창한 계획과 약속을 잡고 정작 실행하지 않는 시간 소비형’,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를 알고 약속된 미래를 바라보며 사명의식으로 사는 시간 창조형이 그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새겨야 할 라틴어 3대 경구가 있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운명을 사랑하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그리고, ‘현재에 충실하라는 아모르 파티(Amor Fati)이다. 특히, ‘메멘토 모리는 종말론적 가치관의 상징이다. 그리스도인에게는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미래가 마지막 종착점이다. 그래서 약속된 미래가 중요하다. 동시에, 종말론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현재도 중요하다. 하나님의 은혜는 항상 현재적이기 때문이다.

라틴어에서는 미래를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가, ‘물리적 미래, 즉 현재의 시간 뒤에 오는 다음 시간이다. 라틴어 ‘futurum(푸투룸)’이 어원이며 영어의 future(퓨처)를 말한다. 또 하나가,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이 믿는 자들에게 약속한 미래. 라틴어로 ‘adventus(애드벤투스)’며 영어로는 advent(애드벤트). 대림절의 어원이기도 하다. 영어 단어 future는 단수 ‘a future’와 복수 ‘futures’ 둘 다 가능하다. 그래서 과거와 현재는 오로지 하나밖에 없는 단수 개념이지만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는 복수 개념인 것이다.

복음적인 그리스도인은 약속된 미래를 위해 어떻게 시간을 창조하는가? 기도의 사람 조지 뮐러(George Müller, 1805~1898)는 일생 3,000명 이상의 고아를 돌보았으며 117개의 학교를 설립하여 120,000명 이상에게 기독교 교육을 제공했다. 이 비결은 순전히 말씀과 기도였다. 그는 평생 성경을 100번 읽었다. 단 한 번도 싫증난 적이 없었다. 성경 읽지 않았던 3년은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말씀 없는 기도는 허망한 것이다.”라고 고백하였다. 그래서 그는 5만 번의 기도 응답을 받은 것이다.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1918~2018)목사는 언젠가 샌드위치를 먹다가 울었다. 한동안 바빠서 성경을 읽지 않고 먹는 것에만 신경 써서 괴로웠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돼지나 다름이 없다고 고백한 후 “No Bible, No Breakfast.”라는 명언을 창조했다. 물론, 그는 평생 아침 시간을 말씀과 기도에 바쳤다. 그는 이 지침을 죽을 때까지 실천했다.

외줄 타기 달인 닉 왈렌다”(Nik Wallenda, 1979~)는 서커스 가문 출신이다. 그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그랜드캐년 협곡을 외줄을 타고 건너는데 성공하는 등 외줄타기 부문에서 9개의 세계 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주를 찬양하라고 외치며 훈련을 한다. 그가 외줄타기에 성공할 때면 수많은 군중들이 박수치며 환호하고 많은 언론은 경이로움으로 그를 칭찬허기에 바쁘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겸손을 잃지 않는다. 이러한 겸손의 비결은 무엇인가? 바로 그가 경기 후에 늘 3시간 동안 쓰레기를 줍는 일이다. 그는 고백한다. “나는 교만하기 쉬운 사람이다. 쓰레기를 주움으로써 나 자신을 능동적으로 낮출 수 있다.”

배우 진태현 박시은 부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이들은 최근 유튜브 <박시은 진태현 작은 테레비>에서 박시은 진태현의 놀라운 새벽기도의 비밀이라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한다. “새벽예배를 루틴으로 만들었다. 아침의 시작을 하나님과 하고 싶었다. 그게 최소한의 그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랑과 예의라고 생각한다. 아침 일찍 교회를 간다고 해서 우리의 믿음이 좋아지지 않을 수 있지만, 태도가 좋아질 수 있다. 삶과 믿음을 향한 태도가 바뀌고 또 그 태도가 우리의 삶을 바꿀 것으로 믿는다. 새벽예배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나니 그 자리의 은혜가 너무 컸다. 다른 무언가가 들어오기 전에 말씀이 나를 붙잡아 주는 것이 좋았다.”

미국의 전설적인 저널리스트인 시드니 J 해리스(Sydney J. Harris, 1917~1986)승자와 패자(Winners and Losers, 그림책, 2012)에서는 승자와 패자의 차이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승자는 시간을 관리하며 살고, 패자는 시간에 끌려 산다. 승자는 시간을 붙잡고 달리고, 패자는 시간에 쫓겨서 달린다. 승자는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패자는 이기는 것도 은근히 염려하며 산다. 승자는 구름 위의 태양을 보고, 패자는 구름 속의 비를 본다. 승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고, 패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린다. 승자는 새벽을 깨우지만, 패자는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승자는 순간마다 성취의 만족을 경험하고, 패자는 영원한 성취감을 맛보지 못한다.” 2023년이 저물고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가 새겨들을 복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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