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중앙교회 담임 황인찬 목사

로마 시내에서 압비오 거리를 지나 카타콤으로 길을 가다보면 쿠오바디스라는 성당이 서 있다. 예수님이 승천하시어 이 세상을 떠나신 뒤, 기독교에 대한 로마의 박해가 극심했을 때 사도 베드로는 이 박해를 피해 로마를 떠나 도망하는 중에 압비오 거리를 지난 어는 지점에서 로마를 향해 가시는 주님이 만나 뵈었다. 베드로가 주님을 향해 ‘쿠오바디스’했다.

압비오 거리는 로마시민권 자였던 사도 바울이 당시 로마의 영토였던 이스라엘에서 그리스도라는 가이사(황제)를 대적하는 교(종교)를 퍼뜨린다는 죄목으로 로마황제에게 재판을 받기 위해 압송되어 가던 길이 바로 압비오 길이다.

이 이름은 행 28:15에도 등장하는 지명으로 바울은 이 길을 따라 로마로 압송되고, 베드로는 이 길을 압비오거리를 거쳐 로마에서 도망하는 아이러니가 교차하는 거리이기도 하다.

 ‘쿠오바디스’ 즉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라는 베드로의 물음에 주님께서는 ‘나는 네가 버리고 도망하는 내 형제들을 돌보고자 로마로 들어가는 중’이라고 하신다. 주님의 말씀에 베드로는 크게 충격을 받고, 발걸음을 돌려 로마로 다시 들어가 극한 박해를 받고, 결국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처형되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너희와 함께 조금 더 있다가 나를 보내신 이에게로 돌아가겠노라.’(요 7:33) 고 말씀을 하신다. 그 말씀을 들은 베드로가 주님에게 여쭈었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요 13:36)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라는 이 질문은 신앙생활의 본질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주님이 가시는 길을 나도 따라가기 위해 삶을 경주하는 것이 신앙생활이다.

진정한 제자가 무엇인가? 선생님 가는 길을 따라가는 이가 제자 아닌가. 예수님은 우리 모두를 그렇게 ‘주를 좇아 사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신다.

우선 우리는 구원을 얻기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고 하셨다. 구원을 받기를 원하는가. 예수님뿐이시다.

또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 예수님을 따라가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그 길을 통해서 하나님이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하는 것이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주님은 순종하셨고 희생하신 것이다.

그런데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하는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고 그 뜻을 위해 희생하기를 원하는 자가 걸어가는 길에는 꼭 중요한 요건이 하나 필요하다. 자신을 부인하는 것이다. 예수님 앞에서 큰소리쳤던 베드로는 자아가 깨어지는 처참한 과정을 거치며 실패를 거친 후에야 자기를 찾아오셔서 ‘나를 따르라’ 고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은혜가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되었다.

은혜를 아는 사람은 자아가 깨어진 사람이다. 그러나 은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아직도 자아가 살아있는 사람이다. 은혜를 알고, 배우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매일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십시오. 내 자아가 하나하나 깨어지는 과정을 통해서 은혜를 맛보는 사람 되기를 원한다. 만약에 끝까지 내 자아를 깨트리기를 거부하면 하나님께서 강제적으로 우리 자아를 깨트리실 것이다.

C.S.루이스(C.S. Lewis, 1898-1963. 캠브리지대학교 교수)가 한 말이다.

“우리의 모습은 아직 하나의 모형에 지나지 아니할 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의 참 아들이 당신 곁에 계십니다. 그분은 당신을 변화시켜서 자신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은 자신의 삶, 사상을 당신에게 주입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모형이 실물로 점점 바뀌어 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겉모양만 갖고 있던 우리가 작은 예수로 점점 변해간다는 말이다.

주님을 따라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구해야 한다. ‘지금은 안돼’ 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후에는 반드시 따라오게 할 것이다. 주님께 순종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요, 제자의 삶이다. 그리스도를 닮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 남은 인생을 멋지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천국에 가서 주님과 함께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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