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기획협회 대표 이민 교수

1905년 미국의 작가 오 헨리(O. Henry)가 쓴 단편 소설 《마지막 잎새》(The Last Leaf)가 있다. 작가의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 (William Sidney Porter, 1862~1910)였다. 그가 은행원으로 일할 때 자금을 횡령하여 1898년부터 3년 동안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된다. 그는 교도소에서 간수인 오 헨리를 만나 운명이 바뀌었다. 헨리의 정직하고 친절한 인격적 대접에 포터는 감동을 받아 그 동안의 죄악을 청산하고 헨리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가로 새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포터는 헨리의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이후에는 오 헨리의 이름으로 모든 소설을 출간하였다. 시드니 포터는 죽고, 오 헨리로 살았다. 헨리의 고결한 인격이 한 사람을 불멸의 소설가로 만들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는 2023년 12월 1일 ‘평신도의 신앙적 욕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한국교회 교인들은 목회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품과 인격’을 꼽았지만, 이에 대한 교인들의 만족도는 5위에 그쳐 교인들이 목회자의 인격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람의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 먼저, 아무도 보지 않을 때다. 무디(Dwight L, Moody, 1837~1899)는 “인격이란 아무도 보지 않을 때의 모습”이라고 했다. 둘째, 화날 때 드러나는 모습이 진짜 모습이다. 셋째, 힘이 있을 때다. 높은 지위에 오르면 달라지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넷째, 이별 직후다. 이별 후 ‘뒤끝’에서 본심이 나온다. 뒤끝이 안 좋은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고난당할 때다. 고난은 사람 됨됨이를 완벽히 드러낸다. 예수는 십자가의 고난에서 용서를 보여줬다. 고난당할 때 하는 생각, 말, 행동이 그 사람 인격의 바로미터다.

영국의 복음주의 신학자 마이클 리브스(Michael Reeves)의 저서 《복음주의 바리새인: Evangelical Pharisees》(송동민 역, 복있는사람, 2023)이 있다. 이 책은 복음주의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율법주의를 다루며 예수가 지적한 바리새인의 실수 세 가지를 ‘그릇된 성경관’, ‘왜곡된 구원관’, 그리고 ‘거듭남을 경시하는 태도’로 들었다. 저자는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목회를 성령의 능력 보다는 스스로의 열심에 기초하여 인간의 열심과 충성심만 자랑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복음주의자들의 교만한 인격이 복음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말한다.

바리새인은 삶의 기준을 하나님의 의가 아닌 자신의 의에 둔다. 바리새인의 위선은 이렇다.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 18:11~12) 얄팍한 자기 우월감이 상대를 죄인 만든다. 자기들만 잘났다는 허풍으로 남들을 소외시키며 죄인으로 몰아붙인다. 바리새인은 ‘정의를 독점하는’ 진짜 죄인이다.

카타르 아시안컵의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이었던 클린스만이 그렇다. 그는 겉에만 관심을 두고 남의 티를 들춰내며 비난할 핑계꺼리만 찾으려고 선수들을 관찰했다. 자신의 커리어만 내세워 남들을 악인 만들었다. 감독의 무식한 교만과 허세는 축구협회의 무능한 리더십과 함께 선수들을 죽이고 한국축구를 파멸로 이끌었다. 이것이 지도력인가? 이런 자들이 지도자란 말인가? 이게 바리새인이다.

미국 예일대 신학대학에는 160년 동안 이어지는 강의가 있다. 이는 <설교학 특강>으로 오직 “설교자의 인격”이라는 주제로만 진행된다. 설교자의 원고작성법, 딜리버리, 설교 콘텐츠 등의 테크닉이 아닌 설교자의 진실한 인격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읽던 책이 없어져도 그 책의 내용은 머리에 남듯이 내가 알던 사람이 떠나가도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은 머리에 남는다.

이전 한국교회는 대부분 율법주의였다. 신앙의 기준이 도덕주의였다. 주일 성수, 십일조 헌금, 철야 기도, 금식 기도, 교회 봉사 등 외면적이고 물량주의에만 치우쳐서 목회자와 교인들의 인격과 성품에는 기준이 없었다. 교회 안에서는 선량한 열심히 있지만 세상에 나가서는 비신자들하고 어떤 차이도 없었다. 목회자는 모든 해답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설교해야 한다. 교회에 와서 만날 회개만 하고 잘못을 지우기만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야 한다. 한국교회 목회자와 교인들은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세상에 그리스도인의 존재와 인격으로 하나님 나라를 증명하여 더 이상 세상이 교회를 질타하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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