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호헌 증경총회장 김바울 목사

3.1105주년을 맞았다. 191931일 정오를 기해 일제의 압박에 항거, 전 세계에 민족의 자주독립을 선언하고, 온 민족이 총궐기해 평화적 시위를 전개한 날이다. 이름도 빛도 없는 백성들이 피 흘려 지켜낸 소중한 독립이다. 특히 한국교회는 독립운동의 중심에 서서 나라를 잃어버린 설움에 빠진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데 앞장섰다. 오늘 그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유는 온데간데없다.

어느덧 10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한독립만세의 외침이 여전히 귓가에 울리는 것은 오늘 미완의 독립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70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전쟁의 기운이 여전하고, 대한민국 자체적으로도 이념, 지역, 남녀, 세대, 빈부, 노사 등 숱한 분열과 갈등으로 인해 곳곳에 상처투성이다. 오직 독립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똘똘 뭉쳤던 역사는 온데간데없이, 개인과 단체의 이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마저 분열의 온상으로 전락해, 이 나라와 민족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사명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그렇게 대한민국은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주저앉아 있을 수 없다. 순국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나라를 온전한 독립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 기층민중의 날개 짓으로 이룬 자유를 수호하고, 그들의 헌신을 기억하며, 미래로 나아가 번영을 일궈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분열과 갈등의 사슬을 끊어내야 한다. 개인과 단체의 이기에만 목을 매지 말고, 서로 조금씩 양보해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서로의 주장만 내세우다가는 결코 한 보 전진을 할 수 없다. 지금은 서로 내려놓고 하나가 되려는 노력을 할 때이지, 내 것을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릴 시기가 아니다. ‘가 아닌 우리로 거듭나야 할 때이며, ‘것이 아닌, ‘우리모두의 것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가 하나 됨의 역사를 써내려가야 한다. 갈라지고 쪼개진 오늘의 현실 속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동성애, 낙태법 등 각종 악법에 맞서 싸우기 위해선 흩어진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먼저 하나가 되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나설 때 비로소 이 나라와 민족은 온전한 길로 갈 수 있다. 민족 대표 33인 중 16인이 기독교인일 정도로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했던 우리 믿음의 선진들이 보여준 대로,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창조질서고 무너지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깃발을 높이 들어야 한다. 더 이상 세상의 권좌에만 눈을 두고, 물질만능주의에 동조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장 낮은 자의 자세로 섬김의 본을 보여야만 휘청거리는 이 나라를 살릴 수 있다.

올해는 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이다. 저마다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명예와 권력이 아닌 이 나라와 민족의 안위를 위해서 자신을 아낌없이 태울 수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일이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그들의 바람을 이 땅에 실현시키는 일이다. 따라서 단지 정당 지지나 인기, 여론에 휩싸이지 말고, 지역을 위해 애쓰고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선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는 한국교회를 끊임없이 위협하는 악법들을 막아설 수 있는 지도자가 뽑힐 수 있도록 뜨겁게 기도해야 한다.

202431. 미완으로 그쳤던 독립이 완전한 독립의 모양새를 갖추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사회, 경제, 정치, 나아가 종교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를 아울러 대한민국의 위용을 떨치길 소원하며, 무엇보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서 실현되는 역사가 한반도에서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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